제대로 돈 아끼는 방법, 알고 싶으세요?
세상이 복잡해지는 와중에 우리가 알아야 할 것 조심해야 할 것은 점점 늘어만 간다. 그중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게 ‘돈에 대한 지식’ 일 것이다. 돈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은 참 많다. 예를 들어 “버는 돈의 10퍼센트 정도는 적금을 넣어줘야 한다더라”, “요즘은 달러를 미리 사둬야 좋아”등등 뭘 해야 좋다는 썰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근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왜 이렇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허술할 때가 많다. 하고 많은 수치 중에 굳이 10퍼센트를 저금해야 되는 이유는 무엇일지, 다양한 국가의 화폐 중에 왜 굳이 달러를 사야 하는지 등등 납득되는 근거 없이 우리는 그저 하자는 대로 유행 따라 하듯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생각했을 때 우리가 돈에 관련된 ‘행동’의 이유를 궁금해하지 않게 된 건 ‘이유’를 말해주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매~~~~번 말은 번지르르한데 막상 제대로 예측에 성공하거나 실질적으로 효과 있는 정책을 도입하는 꼴을 못 봐서 아닐까 싶다. 아니 이 사람들 정말 똑똑한 사람들인데.. 대학에서도 공부 제일 잘하던 사람들이 박사하고 교수하면서 잘 나가는 사람들인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걸까? 그 이유에 대해 책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을 보며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똑똑한 사람들이 왜 이렇게 자꾸 틀리는 거지?
사실 똑똑한 사람들이 틀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문제가 겁나 어려워서 그렇다. 끝.
은 농담이고, 그렇다면 문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보자. 일단 경제학자들이 풀어야 할 문제가 생겨나는 환경 자체가 복잡하다. 자본주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사회 전반의 활동들이 돈으로 수치화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돈의 방향을 예측하거나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수많은 변수들을 고려해야 한다. 근데 이 변수들이 말 그대로 변하는 경우의 수라서 어떤 변수가 튀어나올지 알 수가 없다. 그나마 자본주의 초기에는 예측하기가 용이했다. 근데 자본주의가 점차 고도화되고 세계화됨에 따라 나라안의 복잡한 관계도 생각해야 하고, 심지어 다른 나라나 다른 종교 등 외부적인 요소까지 엮여서 변수로 고려해야 하니... 이건 정말 환장하지 않을 수 없는 복잡한 상황이 된다. 그렇지만 우리도 알고 그들(경제학자)들도 알듯이 경제학자들은 과학자들이다. 그래서 이 어려운 문제를 정리할 수 있게 몇 가지 상황을 가정하게 됐다.
가정 1: 모든 경제를 이루는 주체(즉 사람들)는 경제활동을 할 때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가정 2: 경제 주체들이 활동하는 시장은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균형이 유지된다.
이 두 가정을 전제조건으로 경제를 과학적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됐고, 심지어 수학을 이용하여 수치화할 수 있게 됐다. 똑똑한 사람들이 마침내 해낸 것이다! (응?)
가 아니고.. 그들은 꽤나 많은 상황을 예측하고 조율할 수 있게 해 줬지만 이상하게도 중간중간 이 균형을 이뤄야 할 시장이 어떤 나라에서는 잘 굴러가고, 어떤 나라에서는 터져나가고.. 심지어 전 세계적으로 대폭발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그들은 시장이 터져나가는 걸 예상하지 못할 뿐 아니라 문제의 원인조차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이런 식으로 문제가 발생할 때 똑똑한 사람들은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 그리고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 중에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의 저자이자 2017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탈러가 있었다.
탈러 교수가 찾은 문제의 원인은 간단하면서도 굉장히 어려웠다. 그것은 바로 경제학의 핵심 가정 2가지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두-둥.
이콘이 뭐예요? 먹는 건가요?
두 가지 핵심 가정의 공통점은 경제 주체의 성향을 하나의 성향으로 한정 지었다는 것이다. 경제학이 가정한 이 유형의 사람을 호모 이코노미투스, 줄여서 이콘이라고 부른다.(먹는 게 아니어따!) 이콘들은 굉장히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마치 감정이 없는 것처럼 효율을 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자제력을 잃는 일도 없다. 탈러 교수에 따르면 이콘들은 마치 아인슈타인의 두뇌와 금욕적인 불교 수도승의 자기 통제력을 가진 거 같다고 한다. 이런 유형의 사람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럴 리가 없지 않은가?
평범한 사람들은 자전거를 사고 싶을 때 내가 자전거를 구매할 수 있는 모든 매장의 자전거 정보를 살펴보고 장단점을 비교해본 뒤 최적화된 선택을 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소화해내는 다양한 행동들 중 한 가지 예시만 생각해도 이콘처럼 산다는 게 일반적이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도박할수록 부자가 되는 이콘, 도박할수록 거지가 되는 우리
두 유형의 인간이 똑같이 도박을 했을 때의 결과에서 그들의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이콘 한 명과 평범한 인간 한 명이 100만 원을 들고 도박장에 갔다. 운이 좋게도 둘 다 첫 게임부터 크게 이기게 되어 1000만 원을 벌었다. 이때 이콘과 인간의 사고방식은 크게 다르다. 이콘은 그 자리에서 바로 1000만 원을 들고 집으로 간다. 위험 회피 성향 상 더 진행할 게임에서 질 경우 돈을 잃게 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때부터가 도박의 시작이다. 자본금이자 본전인 100만 원은 놔두고, 꽁으로 얻게 된 900만 원을 더 큰돈을 얻는데 쓰기로 마음먹는다. 이런 식으로 돈을 분류해서 생각하는 것을 멘탈 계좌(사실 심리 계좌라고 번역됐는데 멘탈 계좌가 더 기억에 잘 남아서 이렇게 쓴다)라고 부른다. 이콘에서 1000만 원은 그저 1000만 원일뿐이지만, 인간에게는 본전 100만 원과 꽁돈 900만 원이 되는 것이다.
이건 그나마 괜찮은 경우고, 문제는 돈을 잃었을 때 더 심각해진다. 두 사람이 도박장에 다시 와서 게임을 시작했는데 둘 다 도박을 하다 보니 돈을 상당수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마지막 게임에서 두 가지 선택지를 받게 된다.
- 50퍼센트 확률로 30달러를 버는 것.
- 30퍼센트 확률로 돈을 100달러 벌고, 70퍼센트 확률로 50달러를 잃는 것.
이때 이콘은 확실한 1번을 고른다. 적어도 돈을 잃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본전 생각 때문에 2번을 고를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고 한다. 이 또한 멘탈 계좌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의 본전 계좌가 텅텅 비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하나의 사례에서도 이 두 유형의 인간은 극명한 차이를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책에서는 이 외에도 다양한 사례를 소개할 뿐 아니라 정말 유익하고 깨달음을 주는 내용이 많으니 한 번쯤 꼭 읽기를 추천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이 책에서 배운 내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 6가지를 첨부하겠다.
- 학자의 세계에서 전제조건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가.
- 뛰어난 관찰력의 힘.
- 노벨상 수상한 사람 중에 게으른 사람이 일하는 법.
- 전통 경제학의 잘못된 전제조건, 이콘.
- 행동 경제학의 역사, 행동 경제학에 적용된 핵심 행동 심리학이 무엇이고 왜 적용됐는가.
- 학자식 빵 터지는 개그.(개인적으로 꿀잼이었다는..후후)
"그래서 이콘처럼 살라는 거야 뭐야?"라고 물으신다면, "그때그때 달라요"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이콘처럼 사는 건 매우 피곤하고 사실 감정의 영향을 크게 받는 인간의 특성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지만 이콘처럼 사고하고 결정할 필요가 있을 때, 한정적인 상황에서는 우리도 이콘처럼 행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평생 몇 번 살 일없는 집을 사야 할 때나, 결혼을 결정할 때 같은 중요한 순간에는 때로는 이콘처럼 행동해야 할 때가 있을 거다. 그럴 때 우리가 이 책을 제대로 소화해낼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똑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되고, 내 주변 사람이나 고객들에게 똑똑한 선택을 하도록 만들 수 있게 된다. 제대로 소화해내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빼먹으면 안 되겠지만 말이다.(책을 보면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그 통곡의 벽을..) 수많은 경제용어와 다양한 실험들의 논리를 이해해야 하고, 끝판왕으로 그 이론들을 실생활에 적용도 해야 한다. 오우야... 그럼에도 도전하고 싶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실력을 키우자. (윽 어거지)